- 2019.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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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직 메디젠휴먼케어 대표, 정밀헬스케어 산업 개척 포부
1994년부터 중국·일본 등 아시아인 데이터 수집, 국내 최대 규모 확보
내년 50만개 데이터 확보 목표, 동양인 특화 서비스 기반 구축
내년 초 코스닥 이전 상장 추진, "궁극적 목표는 나스닥"
[이데일리 김지섭 기자] “이제 아플 때 병원 가서 치료받는다는 것은 후진적인 생각입니다. 유전자와 개인정보를 융합해 하나의 플랫폼으로 만들어 의료에 접목하면 예방과 조기진단이 가능한 맞춤형 정밀헬스케어 시대가 열릴 수 있습니다.”
2일 서울시 강남구 본사에서 만난 신동직 메디젠휴먼케어 대표는 눈 앞으로 다가온 맞춤형 정밀헬스케어 시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코넥스 상장사인 메디젠휴먼케어는 개인별 질병예측 유전체분석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고 있다. 의료기관을 통해 제공하는 개인별 유전자 및 생체지표 분석시스템 ‘엠-체크’(M-CHECK) 서비스는 암과 만성질환 등 다양한 질병의 발생 위험도를 측정하고, 신체의 특성과 관련한 유전적 연관성도 분석한다. 총 11개국, 19만명에 달하는 아시아 지역 유전체 데이터를 보유한 것이 메디젠휴먼케어의 강점이다.
신 대표는 지난 1994년부터 국내뿐 아니라 중국, 일본, 몽골,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라오스 등을 발로 뛰면서 유전체 데이터 샘플을 수집했다. 같은 질병이라도 인종별로 병이 발생할 확률이 다르고, 데이터가 많을수록 분석 정확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올해는 30만개, 내년까지 50만개의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목표다.
그는 “데이터의 경우에도 임상정보·문진정보 등 공백이 있는데 이를 다 채워 데이터뱅킹화한 후 데이터비즈니스를 할 예정”이라며 “국가와 연구기관에서 필요로 하는 데이터는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도 메디젠휴먼케어는 해외 의료기관 등과 협업하거나 유전자분석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방식 등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대표적인 유전자분석 서비스 기업으로 꼽히는 미국 23앤드미(23andMe)는 약 200만개의 데이터를 보유했지만, 이 가운데 아시아인 데이터는 많지 않다. 이에 메디젠휴먼케어는 아시아인에 특화한 서비스 기반을 갖춰 예방과 진단, 치료에 이어지는 맞춤형 정밀헬스케어 산업에서 앞장선다는 포부다.
한편 그는 유전자 분석의 경우 우리나라 기업들이 충분한 기술력을 갖고 있지만, 각종 규제로 시장이 좀처럼 커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가 지난 2016년 의료기관을 거치지 않고 유전자검사기관이 소비자에게 직접 의뢰받아 유전자검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소비자 직접 의뢰 유전자검사’(DTC)를 허용했지만, 항목을 혈압·혈당·색소침착·모발굵기 등 12가지에 한정해 아쉬움이 있다는 주장이다. DTC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관련 시장이 최소 1000억원은 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제한적인 서비스로 인해 시장이 100억원 미만에 머물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 DTC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공청회를 열어, 향후 단계별 인증제를 적용해 정부가 인증한 검사실은 서비스 가능 항목을 늘려준다는 방안을 내놓았지만 이 또한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신 대표는 “인증제가 도입된다고 해도 현재 우리나라 현실에는 맞지 않는다”며 “진단 서비스를 평가하는 한국유전자검사평가원은 대부분 의사로 구성됐기 때문에 비의료기관 유전자검사에 불이익이 생기지 않도록 산업계 자문위원도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규제개선이라고 하는데 오히려 불이익이 생기는 규제로 몰아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신동직 메디젠휴먼케어 대표가 개인 유전자 데이터를 활용한 정밀 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포부를 밝히고 있다.(사진=김지섭 기자)